옷을 키우는 목화학교

2020 무지개신학교 생태실습 동아리, ‘목화랑 놀자’를 마치고

2020 무지개신학교 생태실습 동아리,  ‘목화랑 놀자’를 마치고

2020 무지개신학교 생태실습 동아리, ‘목화랑 놀자’를 마치고

2020년 5월부터 6월까지 매주 금요일 저녁엔 무지개신학교 청년들과 만나 생태실습 동아리 ‘목화랑 놀자’ 프로그램을 함께했지요. 옷이 넘쳐나는 세상, 옷이 만들어지고 버려지는 과정에서 환경오염이 심각하다는 것을 알리고 좀 더 느리고, 불편하고, 수고로운 과정을 거쳐 만들어지는 옷에 대해서도 알려주었습니다. 목화솜을 만지고 놀면서 그걸 손으로 느끼고 배웠습니다.

두 번째 시간에는 마침 목화를 심을 때라서 토요일 오전, 밭으로 모이라고 했습니다. 봄비로 젖은 땅에서 흙냄새 맡으며 키가 한 뼘도 안 되는 목화 모종을 조심조심 옮겨 심었습니다. 흙냄새가 참 좋다는 말, 무엇보다 고마웠지요. 청년들은 옷이라는 무생물이 맨 처음에는 어린 생명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알아차렸겠지요.

이어진 여섯 번의 만남 동안 솜을 틀어서 누빔 컵받침을 만들고, 실을 잣고, 나뭇가지와 골판지 베틀에 직조를 하고, 목화 도안을 수놓아 열쇠고리도 만들었습니다. ‘솜을 틀다’, ‘솜을 누비다’라는 사전적 의미로만 알던 말을 몸으로 느끼는 시간이었다는 말에 저는 고마웠습니다. 바느질 할 때 엄청 집중했는데도 컴퓨터 앞에서 일할 때 피곤한 집중과 달리 기분 좋은 집중이었다는 말에도 고마웠습니다. 회사에서 일 배우는 막내라 실수가 많은데, 직접 만든 실로 직조까지 완성하고 나서 정말 오랜만에 성취감을 느껴본다는 말에 또 고마웠어요. 몸이 불편한 친구가 실만 끼워 주면 혼자 바늘을 잡고 비뚤하지만 너무도 예쁘게 수를 완성했을 때는 더 고마웠지요.

이렇게 우리는 목화솜을 만지고 놀면서 처음 느껴보는 감정들을 나누었습니다. 각자 살아가는 이야기도 나누고, 좋아하는 음악도 같이 들었습니다. 세상을 향해 약자와 소수자를 위해 목소리를 내겠다고 선언한 청년들인데, 여리고 착하기만 했습니다. 그런데 누구보다 강한 사람들이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자신이 속해 있던 세계와 이별하고 자기만의 세계를 새롭게 만들어가는 일은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강함입니다.

길지 않은 만남이었지만 무지개신학교에 지지와 응원을 보냅니다. 우리 각자의 자리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만큼 최선을 다해요. 과정이 생략된 세상에서 손으로 몸으로 경험하는 일들이 많아진다면 결과보다 과정이 더 중요해지는 세상이 될 거라 믿어요.

마지막으로 ‘내 손으로 무엇을 만드는 행위’가 여러분의 삶에 작은 변화를 가져왔기를 바랍니다. 내가 입는 옷은 모두 귀한 것이라고, 사물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졌기를 바랍니다. 그것은 옷뿐만 아니라 삶을 구성하는 수많은 사물로도 연결되는 일이니까요.